자다 깨면 새끼손가락 쪽이 저리다고 하십니다. 팔꿈치를 굽히고 오래 통화하거나 턱을 괴고 있으면 그렇다고요.
손이 저리다고 하면 대부분 손목터널증후군을 떠올리십니다. 그래서 손목만 검사받고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시기도 합니다.
먼저 결론부터
새끼손가락이 저리면 손목이 아니라 팔꿈치를 봐야 합니다.
손으로 가는 신경은 여러 갈래인데, 새끼손가락과 약지의 바깥쪽 절반을 담당하는 신경은 팔꿈치 안쪽을 지나갑니다. 손목 통로를 지나지 않습니다.
이 신경이 지나는 자리가 바로 팔꿈치를 부딪쳤을 때 찌릿한 그 지점입니다. 뼈와 피부 사이에 거의 아무것도 없이 지나가서 눌리기 쉽습니다.
팔꿈치를 굽히면 그 통로가 좁아지고 신경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굽힌 자세를 오래 유지할 때 증상이 나타납니다.
- 팔꿈치를 굽히고 자는 자세
- 턱을 괴는 습관
- 오래 통화하는 자세
- 책상이나 자동차 팔걸이에 팔꿈치를 대고 있기
집에서 확인해 보세요
첫 번째, 저린 부위 확인
새끼손가락과 약지의 새끼손가락 쪽 절반, 그리고 손등의 새끼손가락 쪽이 저린지 보십시오. 약지가 세로로 반씩 갈려 한쪽만 저린 것이 특징적입니다.
두 번째, 팔꿈치 안쪽 두드리기
팔꿈치 안쪽 튀어나온 뼈와 그 옆의 홈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려 보십시오. 새끼손가락 쪽으로 찌릿한 느낌이 퍼진다면 그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세 번째, 굽힌 자세 유지
팔꿈치를 최대한 굽히고 손목은 곧게 편 상태로 1분 정도 있어 보십시오. 저림이 나타나거나 심해진다면 이쪽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 번째, 손 모양 비교
양손 손등을 나란히 놓고 보십시오. 뼈 사이가 움푹 파여 보이거나 새끼손가락이 저절로 바깥으로 벌어져 있다면 이미 진행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과 어떻게 다른가요
| 팔꿈치에서 눌린 경우 | 손목에서 눌린 경우 | |
|---|---|---|
| 저린 손가락 | 새끼손가락, 약지 절반 | 엄지, 검지, 중지 |
| 손등도 저린가 | 새끼손가락 쪽 손등도 저림 | 손바닥 쪽만 |
| 심해지는 상황 | 팔꿈치를 굽히고 있을 때 | 자는 동안, 손목을 꺾을 때 |
| 손을 털면 | 큰 변화 없음 | 대체로 나아짐 |
손등까지 저린지가 특히 유용한 구분점입니다. 손목 통로를 지나는 신경은 손등 감각을 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곳이 함께 눌리거나 목에서 온 문제가 겹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밤에 손이 저린 이유는 이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이 상태는 조금 서두르시는 게 좋습니다
한 가지 알려 드릴 것이 있습니다.
팔꿈치에서 눌린 신경은 손목에서 눌린 경우보다 회복이 더딘 편입니다. 신경이 손 근육까지 가는 거리가 멀어서, 근육이 얇아지기 시작하면 되돌리는 데 한계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림만 있는 단계에서 확인하는 것과, 손등 근육이 파이기 시작한 뒤에 확인하는 것은 이후 경과가 다릅니다.
지금 불편이 크지 않더라도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면 한 번 확인해 보시기를 권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바꿀 수 있는 것
자는 자세가 가장 큽니다. 팔꿈치를 굽히고 자는 습관이 있다면, 팔꿈치 앞쪽에 수건을 감아 많이 굽혀지지 않게 해 보십시오. 목욕 수건을 팔꿈치에 두르고 느슨하게 묶으면 됩니다. 밤새 굽힌 자세를 막아 주는 것만으로 달라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팔꿈치를 어디에 대고 있지 마십시오. 책상 모서리, 자동차 창틀, 팔걸이에 팔꿈치 안쪽이 눌리는 자세를 피하십시오.
턱 괴는 습관을 줄이십시오.
통화는 반대쪽 손이나 스피커로 하십시오. 팔꿈치를 굽힌 채 오래 있는 대표적인 상황입니다.
신경이 미끄러지도록 팔을 옆으로 펴고 손목과 팔꿈치를 천천히 폈다 굽히는 동작을 부드럽게 반복해 보십시오. 당기는 느낌이 강하면 줄이십시오. 세게 하면 오히려 자극이 됩니다.
이런 신호가 있으면 미루지 마십시오
- 손등 뼈 사이가 움푹 파여 보일 때
- 새끼손가락이 저절로 바깥으로 벌어져 잘 모아지지 않을 때
- 손가락을 벌리고 모으는 힘이 약해졌을 때
- 물건을 자주 놓치거나 젓가락질이 서툴러졌을 때
- 저림이 하루 종일 이어질 때
이 증상들은 신경이 자극받는 단계를 넘어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어떻게 확인하나요
저린 부위와 유발 자세를 확인하고 손 근육의 힘과 모양을 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방법이 진료에서도 쓰이는 것들입니다.
여기서 초음파가 특히 유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신경이 굵어졌는지를 팔꿈치 부위에서 재고 반대쪽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눌린 신경은 눌린 지점 앞뒤에서 굵어지기 때문에, 어느 높이에서 눌리는지를 좁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팔꿈치를 굽혔다 펴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신경은 팔꿈치를 굽힐 때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 뼈 위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신경이 부딪히고 늘어나면서 증상이 반복됩니다.
이건 가만히 찍는 검사로는 알 수 없습니다. 움직이는 순간을 봐야 확인되는 소견입니다. 이 경우는 접근 방법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확인할 값어치가 있습니다.
신경 기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수치로 보려면 신경전도검사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목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저린 부위가 새끼손가락 쪽이라면 손목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그 신경은 손목 통로를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팔꿈치 부위를 따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Q. 팔베개를 하고 자서 그런 걸까요?
한 번씩 눌려 일시적으로 저린 것은 대부분 금방 회복됩니다. 다만 자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나도 저림이 남거나 그런 일이 자주 반복된다면 다릅니다. 반복되는 압박이 쌓이면 회복이 더뎌집니다.
Q. 수술해야 하나요?
대부분 자세 조정과 관리로 좋아집니다. 근육이 얇아지거나 힘이 뚜렷하게 빠진 경우, 그리고 몇 달간 관리했는데도 진행하는 경우에 수술을 검토합니다.
새끼손가락이 저리는데 손목만 계속 검사받고 계셨다면, 보는 자리가 달랐던 것입니다.
밤에 팔꿈치가 굽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 좋아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손등 근육이 파이기 시작했다면 그때는 시간이 중요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별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