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삔 뒤로 자꾸 삐신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크게 다쳤는데 이제는 평평한 길에서도 발목이 꺾인다고요.
그러다 보면 이렇게 생각하게 되십니다. 원래 발목이 약한가 보다, 인대가 늘어나서 그런가 보다, 이제 습관이 됐나 보다.
먼저 결론부터
체질도 습관도 아닙니다. 첫 번째 염좌 이후에 회복되지 않은 것이 남아 있는 겁니다.
발목을 반복해서 접질리는 상태를 만성 발목 불안정성이라고 합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나는 인대가 실제로 늘어난 경우입니다. 관절을 잡아 주던 인대가 헐거워져 물리적으로 흔들립니다.
다른 하나는 인대는 괜찮은데 감각과 반응이 돌아오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쪽이 실제로는 더 흔합니다.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듯 인대 안에는 관절 위치를 알려 주는 센서가 있습니다. 이 센서가 다치면 뇌가 발목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발목이 꺾이려는 순간 근육이 제때 반응하지 못합니다. 그 결과 작은 자극에도 발목이 넘어갑니다. (발목 염좌가 오래가는 이유는 이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두 번째라면 훈련으로 좋아지는 폭이 큽니다.
왜 반복되는가
악순환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처음 발목을 삐고 몇 주 지나면 통증이 사라집니다. 걷는 데 지장이 없으니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센서와 근육 반응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 상태로 지내다 보면 언젠가 다시 삡니다. 두 번째 염좌는 첫 번째보다 덜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 가볍게 넘깁니다. 그러면서 인대와 센서는 조금씩 더 상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평지에서도 발목이 꺾입니다.
통증이 사라진 것을 회복으로 착각한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잘 삐는 체질"로 여기고 넘기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부분은 알려 드리는 게 맞겠습니다.
발목이 반복해서 꺾이면 관절 안쪽 연골이 조금씩 손상됩니다. 이것이 오래 쌓이면 장기적으로 발목 관절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올라갑니다.
젊은 나이에 발목이 자주 삐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훨씬 나중에 관절 문제로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불편이 크지 않더라도 훈련을 시작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함께 살펴볼 것들
발목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 확인할 것 | 왜 문제가 되나 |
|---|---|
| 발등을 위로 젖히는 각도 | 종아리 뒤가 뻣뻣하면 걸을 때 발목이 불안정해집니다 |
| 발 아치 모양 | 아치가 낮거나 지나치게 높으면 체중이 한쪽으로 쏠립니다 |
| 엉덩이 옆 근육 | 약하면 골반부터 흔들려 발목까지 영향이 갑니다 |
| 신발 | 밑창이 한쪽만 닳았거나 굽이 높으면 꺾이기 쉽습니다 |
발목만 훈련해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반복이 심하다면 위쪽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요
균형 훈련이 중심입니다. 이 부분은 재발 예방에 대한 근거가 확실한 영역입니다.
한 발 서기를 단계적으로 올리십시오.
- 딱딱한 바닥, 눈 뜨고 30초
- 딱딱한 바닥, 눈 감고 30초
- 쿠션이나 접은 수건 위, 눈 뜨고 30초
- 쿠션 위, 눈 감고 또는 공을 주고받으며
바깥쪽 종아리 근육 강화 — 탄력밴드를 발 바깥에 걸고 발을 바깥으로 미는 동작입니다. 발목이 안으로 꺾이는 것을 막아 주는 근육이라 특히 중요합니다.
뒤꿈치 들기 — 양발로 시작해 익숙해지면 한 발로 합니다.
종아리 스트레칭 — 발등이 위로 잘 젖혀지도록 뒤쪽을 늘려 줍니다.
기간이 중요합니다. 며칠 하고 그만두면 효과가 없습니다. 최소 6주 이상, 하루 10~15분을 목표로 하십시오. 몇 년 된 불안정성도 훈련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호대는 운동할 때나 험한 길을 걸을 때 쓰시면 도움이 됩니다. 다만 근육과 감각의 역할을 대신하지는 못하므로, 보호대에만 의존하며 훈련을 미루지는 마십시오.
이런 신호가 있으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 발목에서 딸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걸리는 느낌이 있을 때
- 발목을 위로 젖힐 때 앞쪽이 콕 찌르듯 아플 때
- 접질리지 않았는데도 붓기가 반복될 때
- 계단이나 경사에서 발목이 무너지는 느낌이 있을 때
- 6주 이상 훈련했는데 변화가 없을 때
특히 걸리는 느낌은 관절 안에 떨어져 나온 조각이 있거나 뼈 돌기가 부딪히고 있을 때 나타납니다.
어떻게 확인하나요
인대가 실제로 늘어났는지, 아니면 감각과 반응의 문제인지를 나누는 것이 먼저입니다.
여기서 초음파가 결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발목에 살짝 힘을 주면서 관절이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쪽 발목과 나란히 비교하면 차이가 드러납니다. 가만히 찍는 사진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바깥 복사뼈 뒤로 지나는 힘줄이 제자리에서 벗어나는지도 발목을 돌려 가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반복적인 불안정감의 원인이 되곤 합니다.
관절 안쪽 연골 손상이 의심되면 MRI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발목이 약한 건 타고나는 건가요?
관절이 유연한 체질이 영향을 주기는 합니다. 다만 반복해서 접질리는 분들의 대부분은 첫 염좌 이후 회복 과정이 빠져 있었던 경우입니다. 타고난 문제로 여기고 포기하기에는 훈련으로 좋아지는 폭이 큽니다.
Q. 수술을 해야 하나요?
대부분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충분한 기간 훈련했는데도 반복되고 인대가 실제로 많이 늘어난 것이 확인되는 경우에 검토합니다. 순서는 훈련이 먼저입니다.
Q. 발목이 자꾸 삐어서 운동이 무섭습니다.
그 두려움 자체가 흔한 증상이고, 실제로 활동을 줄이게 만듭니다. 그런데 안 쓰면 근육과 감각이 더 약해져 상황이 나빠집니다. 균형 훈련은 집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으니 여기서부터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발목을 자꾸 접질리는 것은 운이 나쁘거나 체질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첫 번째 염좌 이후 통증만 사라지고 나머지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남은 것을 되돌리는 방법은 정해져 있고, 대부분 집에서 할 수 있습니다. 몇 년이 지났더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별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